SKKU:박건후 연구기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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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K리그) 응원 문화의 기원: 남미 및 유럽 문화의 이식인가?
서론
1983년 한국 프로 축구 리그의 역사는 ‘슈퍼리그’가 창설되고, 할렐루야 독수리, 유공 코끼리, 대구 로얄즈, 포항제철 돌핀스, 국민은행 까치로 총 5개 구단의 참가하며 시작되었다.
리그 초창기의 모습은 현재 K리그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모든 팀이 각자의 연고지와 구단을 가지고 정해진 경기 수로 이루어진 ‘리그’와 ‘코리아컵’을 매 시즌 규칙적으로 진행하는 현재와 달리, 당시에는 ‘강릉 시리즈’와 같이 특정 지역에 구단들이 모여 두 세경기를 펼치고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산발적인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구단을 기업에서 창단하고 기업 명칭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 모기업과 계열사 직원들이 위주가 되어 응원을 했다. 이는 현재의 연고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서포터’가 아닌, 기업에 의해 고용된 응원단과 치어리더가 함께 엠프를 이용해 ‘정해진’ 응원을 진행하는 형태였다.
이에 수동적으로 호응하는 것 외의 조직적인 응원방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관중들은 관람 스포츠에서 자신들에게 맡겨진 역할 - 즉, 관람-에 충실했고, 경기가 벌어지는 필드와 관중석은 명백히 분리된 공간이었다.
이러한 비자발적인 응원 형태는 당시 청년들이 TV 중계를 통해 접한 해외 축구의 서포터 문화와는 매우 간극이 컸다. 당시 이들이 가장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해외 축구 중계는, 주말마다 MBC 채널에서 중계해 준 (차범근 선수가 진출해 있던) 분데스리가의 경기였다. 이 경기 중계에서 시청자들은 자발적이고 집단적인 육성 응원을 접했으나, 물리적으로 가까운 축구장(슈퍼리그)의 현실은 이 서포터 문화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초등학생 내지 중학생 시절에 차범근 선수의 중계를 시청했던 세대는 1990년대에 20~30대로 성장하며 ‘PC 통신’ 시대의 시작과 함께 국내 축구 문화의 핵심 세대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PC 통신을 통해 ‘축구팬’이라는 통일된 정체성을 가지고 ‘하이텔 축구동호회’와 같은 형태로 온라인에 결집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선진 축구문화’로서 해외의 사례들이 소개되고 공유되었으며, 기존의 수동적인 축구 응원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당시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보다 늦게 프로리그가 시작된 일본에서도 이미 서포터즈 응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국내 축구팬들은 이러한 상황에 자극을 받고 한국 축구에도 능동적이고 조직적인 응원을 도입하고자 하였다. 이는 1995년 ‘칸타타 선언’과 같은 오프라인 활동으로까지 확대되며 대한민국 축구팬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한편 그 활동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보편적인 서포터즈의 정의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수동적이고 지역 연고 의식이 희박한 응원 방식과 구별되는 최초의 응원은 1995년 5월 6일 동대문 운동장에서의 단체응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뿔피리와 깃발 등 해외 서포터즈의 응원방식을 처음 도입했다는 점에서 ‘최초’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응원 방식이 수동적인 제공하던 수동적인 관람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응원을 통해 좀 더 경기에 개입하고 있다는 감각을 제공했다. 이들은 당시 동대문 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던 일화, LG, 그리고 유공 축구단 중 유공을 주로 응원했기 때문에 ‘유공 서포터즈’라고 일컫어지며, 훗날 1997년 부천 SK의 서포터즈인 ‘헤르메스’의 시초로 본다.
1995년 12월 15일에는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수원삼성 블루윙즈가 창단식을 가졌으며, 1996년에는 PC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구단 팬클럽인 ‘윙즈’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당시에는 완전한 서포터즈 개념보다는 선수 팬클럽에 대비되는 개념의 구단 팬클럽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1997년 구단 팬클럽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서포터 클럽’이라는 성격을 공고히 하면서 수원삼성 블루윙즈가 최초로 ‘완전한 서포터즈’를 가진 구단이 된다. 이후 1997년을 전후로 대부분의 K리그 각 구단에 완전한 서포터즈들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수원삼성의 응원 문화는 초창기 및 그 이후에도 K리그 전체의 응원문화 형성에 다방면에서 영향을 끼쳤다.
당시 원년 서포터인 PC 통신의 ‘사이버 윙즈(Cyber Wings)’로 활동했던 장지현 해설위원의 증언에 따르면, 몇몇 수원삼성 서포터들이 응원가와 구호를 만들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견학을 다녀왔다고 한다. 이들은 2000년대 초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의 ‘삼프도리아(UC Sampdoria)’와 연합해 남미 대륙에서 응원 문화를 수입하려 하는 과도기적 시기가 있었다. 이들은 아르헨티나의 프로 축구 클럽인 ‘보카 주니어스(CA Boca Juniors)’나 ‘리버플레이트(Club Atlético River Plate)’ 등이 펼치는 통천 응원을 비롯한 광적인 응원 요소, 그리고 남미 악기 연주법 등을 배워와 이를 수원삼성의 응원에 도입했다. 이러한 기원 때문에 현재에도 수원삼성의 응원에서는 여러 방면에서 남미적 요소를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남미대륙은 이탈리아의 울트라스(Ultras) 응원 문화와 일면 일치하는 면이 있으면서도 한층 더 화려하고 시각적인 요소들, 이를테면 종이 꽃가루, 두루마리 휴지, 길게 늘어트린 천, 우산, 상의탈의 등의 요소를 추가하며 고유한 응원 방식을 발전시켰다. 수원삼성은 이러한 남미대륙 특유의 응원 방식까지 함께 수입하고 적용했다.
이렇듯 수원삼성의 응원 방식은 남미의 방법론을 마치 ‘이식한’ 것에 가까우며, 현재에도 곳곳의 언어적인 요소들(이를테면 서포터즈 및 소모임의 명명, 가사 등에 스페인어가 사용된다는 것, 이 스페인어가 남미(특히 아르헨티나)의 프로 축구 클럽 응원에 있어 자주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신규 응원가 역시 남미 프로 축구 클럽에서 먼저 응원가로 사용하던 원곡을 가져다가 개사 및 편곡하는 것)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학술적 명명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불분명하기는 하나) 흔히 국내 프로축구 팬들 사이에서 응원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적용하는 지역적 문화 분할인 유럽식(Ultras)와 남미식(Hinchadas)의 양분을 적용했을 때, 수원삼성과 달리 남미식이 아닌 유럽식의 문화를 따르는 이들(예: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존재한다. 이들 역시 악기가 배제된 육성 응원의 특징이라던지, 혹은 응원가의 원곡이 유럽 프로축구 클럽들이 사용하는 것들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마치 언어의 전환만을 이루어 유럽의 축구장을 그대로 (마치 뮤지컬과 같이) ‘재현’하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의문점 및 문제제기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1) K리그의 클럽들은 ‘축구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유럽 및 남미의 국가들의 응원 문화를 형식적으로 ‘이식’(혹은 번역)하여 재현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가? 2) 한국의 프로축구 서포터즈들은 축구인으로서 ‘남미인(혹은 유럽인)’이 되기를 희망하는가? 3) 만약 그렇다면, (단순한 4대주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심리 및 행동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선행 연구
선행 연구 내용, 연구 대상은 무엇이었는지, 유사한 방법론 등
- 신동민. 축구 서포터스 그리고 붉은 악마. 서울: 맥스미디어, 2005.
- 강준만. 축구는 한국이다. 서울: 인물과사상사, 2006.
- 이은호. 축구의 문화사. 서울: 살림, 2004.
- 이연주. 서포터의 탄생. 서울: 마이너리티 프레스, 2020.
- 황익주(Ik Joo Hwang),and 김기호(Ki Ho Kim). "프로스포츠 지역연고제와 도시민의 지역정체성." 비교문화연구 10.1 (2004): 105-145.
- 김석희(SeokHeeKim),and 김정명(JeongMyungGim). "체육철학 : 스포츠매니아의 확산과정에 관한 연구 -축구매니아를 중심으로-." 한국체육학회지 42.3 (2003): 45-61.
연구 내용
연구 질문(Research Questions) 및 가설
- . K리그의 클럽들은 ‘축구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유럽 및 남미의 국가들의 응원 문화를 형식적으로 ‘이식’(혹은 번역)하여 재현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가?
- . 한국의 프로축구 서포터즈들은 축구인으로서 ‘남미인(혹은 유럽인)’이 되기를 희망하는가?
- . 만약 그렇다면, (단순한 사대주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심리 및 행동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연구 데이터
- 데이터 목록(Core)
- 프렌테 트리콜로(frente tricolor; 수원삼성 공식 서포터즈) 홈페이지에 명시된 응원가 목록 및 관련 정보
- 유튜브 'ekdmz12' 채널에 수록된 수원삼성 응원가 동영상 및 댓글, 그리고 원곡 일람 정보 등
- 이외에도 FC 안양, 전북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부천1995 등 리그 팬들 사이에서 '응원'으로 규모 및 질적인 면에서 인정을 받는 팀들의 공식 서포터즈 홈페이지 및 해당 팬들 사이에서 규모가 큰 '응원'을 촬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의 동영상 및 댓글(이는 추후 추가적인 정보 검토 필요)
(우선은 수원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 ekdmz12 채널이 여타 채널에 비해 다양한 응원가를 정확한 가사와 함께 다루고 있고, 팬들이 마치 '백과사전'처럼 참고하는 곳으로서 사용자가 많아 댓글 등을 통해 반응 확인이 용이하다.
- 그러나 이는 프렌테 트리콜로의 공식 유튜브는 아니기 때문에(공식에 버금가는 유명세와 공신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프렌테 트리콜로의 홈페이지를 보충 자료로서 참고한다.
- 타 구단 역시 이러한 기능을 하는 유튜브 채널(혹은 사이트)이 있는지 참고하고, 있다면 동일한 방법으로 탐색한다.
- 우선은 수원삼성(남미식) 및 인천 유나이티드(유럽식)으로 그 대상을 한정하되(효과적인 비교 및 대조를 위함), 상술한 연구 주제 및 가설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이에 적합한 구단 3~4개를 추가 검토할 수 있다.
- 수원삼성을 예시로 들자면, "vamos', 'millionarios', 'allez', 'avalancha', 'frente', 'tricolor' 등 응원가 및 단체의 모임에 자주 사용되는 외국어를 정리하고, 이 중 남미 축구 응원에 있어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별도로 정리해 이것이 본토(남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고 ,얼마나의 빈도로 사용되는지를 정리한다.
- 또한, 응원가를 다루는 동영상의 댓글에서 '남미', '유럽', '해외축구' 등의 키워드 기준을 정립해, 사람들이 해외축구(응원) 문화를 얼마나 인식하고, 한국 프로축구를 이것과의 어떤 관계(대치, 대립 관계, 혹은 협력 관계나 이식 등)에서 바라보고 있는가를 분석한다.
- 데이터 범위(크기)
- 실제 연구 데이터 파일 첨부
참고 문헌
- . 신동민. 축구 서포터스 그리고 붉은 악마. 서울: 맥스미디어, 2005.
- . 강준만. 축구는 한국이다. 서울: 인물과사상사, 2006.
- . 이은호. 축구의 문화사. 서울: 살림, 2004.
- . 이연주. 서포터의 탄생. 서울: 마이너리티 프레스, 2020.
- . 황익주(Ik Joo Hwang),and 김기호(Ki Ho Kim). "프로스포츠 지역연고제와 도시민의 지역정체성." 비교문화연구 10.1 (2004): 105-145.
- . 김석희(SeokHeeKim),and 김정명(JeongMyungGim). "체육철학 : 스포츠매니아의 확산과정에 관한 연구 -축구매니아를 중심으로-." 한국체육학회지 42.3 (2003): 45-61.
- . 선호빈, 나바루,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영화연구소, 2024. (FC 안양의 역사 및 응원문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피드백
김현승
김경민 씨와 같은 작업 방법을 제안한다. 이상 작가에 대한 일대기와 그의 작업 환경에 대해서 데이터를 만들고, 그의 작품을 연결해준다면, 그가 이러한 작품을 만든 배경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모든 작품을 다루기에는 한 학기라는 시간적 제약이 있으므로, 우선 대표 작품을 몇 편 선정하여 그 안에서 개체를 추출하도록 한다. 그리고 작품에서 언급하는 공간이 실존하는 곳인 경우 현재의 장소 정보도 함께 연결해준다면 데이터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장소들을 지도에 표시해주기로 한 아이디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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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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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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