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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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르네 지라르(René Girard)는 인간 사회의 욕망, 갈등, 폭력, 종교, 문명의 기원을 일관된 이론 체계로 설명한 프랑스 출신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이다.

그의 이론은 모방 욕망(mimetic desire), 희생양 메커니즘(scapegoat mechanism),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종말론적 구조(apocalyptic structure)를 중심으로 전개된다.[1]

르네 지라르(René Girard)의 욕망의 삼각형(Triangle of Desire)은 인간이 특정 대상을 욕망할 때, 그것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모방(Mimesis)한 결과라는 이론이다.

이 구조는 주체(Subject), 대상(Object), 중개자(Mediator) 세 요소로 구성된다.

삼각형 구조

  • 주체(Subject): 욕망을 느끼는 사람
  • 대상(Object): 욕망의 대상
  • 중개자(Mediator): 욕망을 중개하고 모방하게 만드는 제3자

욕망은 중개자의 욕망을 모방하여 발생하며, 이는 종종 경쟁, 갈등, 파괴로 이어진다.

사례 분석

《안나》

  • 주체: 안나 (현주)
  • 중개자: 현주 (본래의 사회적 ‘나’)
  • 대상: 유미 (상류층 삶, 완벽한 여성상)
  • 해석: 안나는 유미라는 대상을 욕망하지만, 그 욕망은 현주라는 중개자의 내면화된 이상(=엘리트의 삶, 인정받는 여성상)을 통해 매개된 욕망이다.

즉, 유미가 욕망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안나도 유미가 되고 싶다는 삼각형 구조이다.

《블랙스완》

  • 주체: 니나
  • 중개자: 발레단 감독 토마스 르로이
  • 대상: 릴리 (자유롭고 성적으로 해방된 블랙스완)
  • 해석: 니나는 엄마와 감독, 사회가 원하는 ‘완벽한 백조’를 모방하다가 릴리의 자유로움과 관능성을 욕망하게 된 존재이다.

이 욕망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릴리를 욕망하는 중개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모방적 욕망이다. 그래서 니나는 릴리를 욕망하면서도 증오하고 파괴하는 인물이다.

《부부의 세계》

  • 주체: 여다경
  • 중개자: 지선우
  • 대상: 지선우의 삶, 이태오, ‘부인’의 자리
  • 해석: 여다경은 지선우를 겉으로는 깔보지만, 내면적으로는 지선우처럼 되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녀의 삶과 위치, 남편, 자리를 욕망하며, 그 욕망은 지선우라는 중개자의 욕망 구조를 모방한 것이다.

결국 여다경은 지선우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면서도 그녀의 복제물이 되는 존재이다.

《팔이피플》

  • 주체: 박주연
  • 중개자: 김예희
  • 대상: 김예희의 삶 (성공, 주목, 인정)
  • 해석: 박주연은 예희를 끊임없이 견제하고 싫어하면서도, 예희의 성공과 삶을 욕망하는 인물이다.

예희가 욕망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박주연은 예희처럼 되고자 하며, 동시에 예희를 파괴하려는 욕망을 가진다.

이는 모방적 욕망이 증오와 폭력으로 전환되는 전형적 사례이다.

결론

위 네 사례는 다음과 같은 공통된 삼각형 욕망 구조를 따른다:

  • 욕망은 직접적이지 않고, 타인의 욕망을 따라가는 모방적 구조이다.
  • 욕망의 대상은 중개자의 시선과 욕망을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 결과적으로 갈등, 질투, 경쟁, 파괴로 이어지는 서사를 형성한다.

르네 지라르의 종말론적 구조

모방 욕망 (Mimetic Desire)

인간은 본능적으로 욕망을 생성하지 않으며, 타인의 욕망을 모방함으로써 대상을 욕망하게 된다.[2] 욕망은 주체가 대상을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중개자(mediator)의 시선을 따라 대상을 선택하면서 발생한다.

예시: A는 B를 선망하고, B가 C를 욕망한다면 A 역시 C를 욕망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경쟁을 불러온다.

희생양 메커니즘 (Scapegoat Mechanism)

동일한 대상을 향한 모방 욕망은 폭력적 충돌로 이어지며, 사회 전체의 갈등으로 확산된다. 이때 집단은 임의의 인물이나 소수자희생양으로 지목하고, 폭력을 집중시킨다.[3]

희생양을 제거함으로써 집단은 평화를 회복하고, 이 과정은 종종 종교적 의례나 신화로 신성화된다. 지라르는 이 메커니즘이 고대 종교와 공동체 형성의 기원이라고 본다.

종말론적 구조 (Apocalyptic Structure)

현대 사회는 점점 희생양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로 이동하고 있다.[4] 법, 인권, 민주주의 등의 원칙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는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만들고, 그로 인해 갈등은 조정되지 못한 채 누적된다.

이러한 상황은 문명의 내부적 붕괴, 즉 종말론적 귀결(apocalyptic consequence)로 이어질 수 있다. 지라르는 이 구조가 오늘날의 정치, 종교, 문화적 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경고한다.

요약

개념 설명
모방 욕망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함으로써 욕망을 형성한다.
희생양 메커니즘 갈등의 폭발을 막기 위해 집단은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질서를 회복한다.
종말론적 구조 희생양 기능이 상실된 현대 사회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내부 붕괴로 향하게 된다.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 네트워크 그래프


참고문헌

  • Girard, René. Deceit, Desire, and the Novel: Self and Other in Literary Structur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65.
  • Girard, René. Violence and the Sacred.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77.
  • Girard, René. Things Hidden Since the Foundation of the World.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7.
  • Girard, René. Battling to the End: Conversations with Benoît Chantre. Michigan State University Press, 2010.

각주

  1. Girard, René. Things Hidden Since the Foundation of the World. Stanford University Press, 1987.
  2. Girard, René. Deceit, Desire, and the Novel: Self and Other in Literary Structur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65.
  3. Girard, René. Violence and the Sacred.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1977.
  4. Girard, René. Battling to the End: Conversations with Benoît Chantre. Michigan State University Press,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