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경성은 식민지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시기로, 외형적으로는 근대 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식민 지배의 불균형과 긴장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다방은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공간을 넘어서, 근대적 취향과 소비가 드러나는 장소로 자리잡았다. 신문 광고나 대중매체 속에 자주 등장했고, 문학작품에서도 빈번하게 그려졌으며, 실제로 문인들이 모여 글을 나누던 장소이기도 했다. 조선인과 일본인이 주로 머물던 지역이 분리돼 있었던 만큼, 다방의 위치나 분위기, 이용자들의 구성에도 자연스럽게 차이가 드러났다.
이처럼 다방은 단순한 일상 공간이라기보다,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를 비추는 하나의 장면이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다방의 다층적인 성격에 주목해, 몇몇 대표적인 다방을 중심으로 그 위치와 이용자들, 그리고 매체 속에서 어떻게 묘사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식민지 경성이라는 복잡한 도시 안에서 다방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런 공간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과 정서가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연구 대상과 자료
연구 대상
본 연구의 주요 대상은 1930년대 서울 곳곳에 위치한, 독특한 대표성을 지닌 다방들이다. 연구의 시작은 구체적인 다방을 선정하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당시 다방은 ‘카페’, ‘끽다점’, ‘바’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기 때문에,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키워드를 활용하여 시대적 특징이 뚜렷한 다방들을 추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명칭
1930년대 한국어
1930년대 일본어
다방
찻집, 고급 다실, 살롱, 카페, 빠
喫茶店(きっさてん / 킷사텐), 喫茶店(きっさてん / 끽다점)
또한, 아래와 같이, 선별된 다방들도 이름이 다양하게 변주되어 사용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자료 수집 과정에서 하나의 대상에도 다양한 키워드를 적용하며 데이터를 수집해야한다.
본명칭
1930년대 한국어
1930년대 일본어
Angel 다방
카페 엔젤, 엔젤, 앙
アンジェル
수집자료 및 방법
기본 정보 수집
1930년대는 인쇄매체가 활발히 활용되던 시기로, 신문과 잡지에 다양한 다방 광고가 실렸다. 다방 이름을 키워드로 하여 데이터 마이닝을 수행하고 각 다방의 기본 정보를 정리할 예정이다.
명동과 종로는 1930년대 다방이 밀집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방마다 공간적 특성과 분위기가 달랐기 때문에, 각 다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입지와 주변 환경이 다방의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위치 정보는 신문·잡지 속 설명이나 문학작품 속 지명 언급 등을 통해 수집할 수 있다.
카페 엔젤: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제비 다방: 이상의 소설 『날개』
지금과는 다른 다방의 이미지
당시 신문 기사들을 보면, ‘다방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났다’, ‘다방 직원이 사고를 쳤다’는 식의 내용이 적지 않다. 요즘 우리가 떠올리는 조용하고 정적인 카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던 셈이다. 이런 기사들을 통해 다방이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훨씬 더 복잡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다는 점을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