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sommar
목차
정의
《Midsommar》(2019)은 아리 애스터(Ari Aster) 감독이 연출한 A24 배급의 심리 공포 영화로, 북유럽의 백야 축제를 배경으로 한 **파국적 관계 해체극이자 여성 주체의 감정적 재탄생 서사**이다.[1] 공포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그 속에는 **애도, 단절, 소속, 집단의 위선, 자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가 교묘히 흐르며, 결국엔 **가장 밝은 곳에서 일어나는 가장 끔찍한 감정의 분열**을 시청각적으로 정교하게 구현해낸다.[2]
내용
❶ 상실에서 시작되는 여정
주인공 대니는 가족의 끔찍한 집단 자살 이후, 깊은 상실감과 불안정 속에 놓인다.[3] 연인 크리스티안과의 관계는 이미 파열 직전이며, 그녀는 **애도되지 못한 감정**을 안은 채 그와 친구들의 스웨덴 여행에 동행한다. 그 여행지는 외딴 공동체 ‘호르가’. 자연과 공동체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듯 보이는 이 마을은 점차 **공포가 아닌 의례적 폭력**, **죽음이 아닌 환영받는 희생**으로 대니를 삼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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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가장 밝은 공포
《Midsommar》는 전통적인 공포영화 문법을 거부한다. • 영화의 대부분이 낮, 백야 환경에서 펼쳐진다. • 밝은 화면, 꽃과 흰 옷, 음악 속에서 진행되는 의식들 이러한 ‘빛의 공포’는 관객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구분할 수 없게 만든다. 공포는 어둠에 있지 않다. 공포는 ‘공감하는 공동체’의 환대 안에 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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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감정의 붕괴에서 해방으로
대니는 점점 감정적으로 고립된다. 그녀의 애도는 연인에게 무시당하고, 말은 이해받지 못하며, 그녀의 울음은 공동체의 ‘울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뒤섞인다.[5] 영화의 후반, 대니는 곰 가죽을 입힌 연인을 불태운다. 그 순간 그녀는 **웃는다**. 그 웃음은 복수인가, 구원인가, 광기인가, 혹은 탄생인가? 《Midsommar》는 이 질문을 남긴 채, **감정의 절단선**을 그어버린다.[6]
시맨틱 스토리텔링
✶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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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추가 해설
✦ 여성 주체의 감정적 재탄생
《Midsommar》는 흔히 ‘공포 영화’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한 여성이 감정적으로 태어나는 과정**이다. • 사랑받지 못한 여성 • 고통을 표현할 수 없는 여성 • 타인의 슬픔을 감내하느라 자기 슬픔은 억눌렀던 여성 그녀가 집단의 일원이 되어 타인을 불태우는 순간, 그녀는 비로소 자기 감정을 되찾는다. 그것이 해방인지 광기인지,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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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 잔혹한 이해와 위로
‘호르가’는 따뜻하고 공감하는 사회처럼 보인다. 그들은 함께 슬퍼하고, 함께 웃으며, 함께 죽는다. 그러나 그 따뜻함은 **개인의 자율성과 윤리를 해체하며**, 누구든 타인의 필요에 의해 희생될 수 있다는 **집단주의적 광기**로 드러난다.[8] 관객은 이 공동체를 끝까지 신뢰할 수 없으며, 그래서 대니의 해방조차 마냥 기뻐할 수 없다.
주석
- ↑ 아리 애스터는 《Hereditary》로 데뷔한 이후 ‘공포 장르를 심리적 해부학으로 전환한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 ↑ 이 영화는 전통적 어둠과 점프스케어 대신, 낮과 꽃, 흰색 의복 등 ‘낯선 밝음’으로 감정의 불편함을 조성한다.
- ↑ 가족의 죽음을 통해 시작되는 감정적 고립은 이후 공동체에 대한 의존성과 해방 욕망의 동시성을 부여한다.
- ↑ ‘호르가’는 공동체의 이름이자 이상향처럼 포장된 공포의 공간으로, 윤리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무대다.
- ↑ 이 장면은 대니의 고통이 집단적 정서 수행 속에서 처음으로 ‘인정’받는 기이한 순간이다.
- ↑ 감독은 ‘대니는 구원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결코 답하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해석의 공백을 의도적으로 남긴다.
- ↑ 이 영화는 ‘여성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감정적 주체가 되는 과정’을 심리공포 장르를 통해 재해석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 ↑ 호르가 공동체는 극단적 공감과 폭력 사이의 경계를 의식적으로 흐리며, 관객에게 도덕적 불안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