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사나이 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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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설화
목에 혹이 달린 영감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 열심히 나무를 하느라 날이 저무는 줄도 몰랐다. 길을 내려오다가 빈집을 발견해서 하룻밤을 쉬기 위해 들어갔다. 혼자 심심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근처에 있던 도깨비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몰려 왔다. 노래에 감동한 도깨비 두목이 “노인, 그 고운 노랫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거요?” 하고 물었다. 노인은 “목에 달린 혹에서 나오는 것이오.”라고 말했다. 도깨비는 재물을 줄 테니 그 혹을 자기에게 팔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재물을 던져 주고 혹을 떼어 갔다. 노인은 혹도 떼고 도깨비가 준 재물로 부자가 되었다. 이웃에 살던 다른 혹부리영감이 그 말을 듣고 일부러 그 빈집을 찾아 들어가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밤이 되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그 소리를 듣고 도깨비들이 몰려 왔다. 도깨비 두목이 또 그 노랫소리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물었다. 노인은 혹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깨비 두목은 그 말을 듣더니 “그전에 어떤 영감이 와서 거짓말을 하더니, 너도 거짓말을 하는구나.” 하면서 다른 편에 혹을 하나 더 붙였다. 이런 이유로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였다.’라는 속담이 생겼다고 한다.
특징
한국의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사나이는 일본의 혹부리영감과 거의 유사한 내용과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에 내선일체의 본보기로 활용되었다. 따라서 당시 이야기의 삽화로 수록되었던 오니의 이미지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의 모습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결국 현재의 도깨비가 일본 오니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은 바로 혹부리영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간
미상.
시대
조선, 일제강점기
강항의 『수은록(睡隱錄)』에서는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인 사나이 설화가 일본으로부터 유래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1910년 다카하시 도루(高橋亨)의 『조선물어집[朝鮮の物語集附俚諺]』에 <유취(瘤取)>라는 제목으로 다시 수록되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