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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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민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20년 6월 21일 (일) 01:0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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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를 물리친 장님

○ 옛날에 청주인(靑州人)ㆍ죽림호(竹林胡)ㆍ동경귀(東京鬼) 등 3명이 아울러 말 한 마리를 샀었는데, 청주인은 천성이 민첩하여 먼저 허리를 사고, 죽림호는 그 머리를, 동경귀는 꼬리를 샀었다. 청주인이 의논하기를, “허리를 산 사람이 마땅히 타야 한다.” 하고, 말을 달려서 마음대로 가는데, 죽림호는 먹일 풀을 가지고 말의 머리를 끌고, 동경귀는 진(蜄)을 가지고 말똥을 쓸면서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괴로움을 참지 못하여 서로 말하기를, “이제부터는 높고 먼 곳에서 놀았던 사람이 말을 타기로 하자.” 하였다. 죽림호는, “내가 전에 하늘 위에 이른 일이 있다.” 하니, 동경귀가, “나는 네가 갔던 하늘 위의 그 위에 갔던 일이 있다.” 하자, 청주인은, “네 손이 닿는 곳에 무슨 물건이 없더냐. 긴 허리뼈가 없던가.” 하였다. 동경귀가, “있었다.” 하니, 청주인이 “그 긴 허리뼈는 바로 내 다리였네. 내 다리를 만지고 왔으니 반드시 내 아래에 있었을 것이다.” 하여, 두 사람이 다시는 상대하지 못하고 오래도록 청주인의 종이 되었었다.

어리석은 형과 슬기로운 동생

○ 옛날에 두 형제가 있었는데 형은 어리석고 동생은 민첩하였다. 아버지 제삿날이 되어 제사를 올리려 하였으나 집이 가난하여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형제가 밤중에 몰래 이웃집 벽을 뚫고 들어갔다. 마침 주인 늙은이가 나와서 두리번거리니 형제가 숨을 죽이고 섬돌 밑에 엎드려 있는데 늙은이가 마침 섬돌에다 오줌을 누니, 형이 동생에게, “따뜻한 비가 내 등을 적시니 웬일이냐.” 하다가, 결국 늙은이에게 잡히게 되었다. 늙은이가 말하기를, “너희들에게 무슨 벌을 줄까.” 하고 물으니, 동생은, “썩은 새끼로 묶으시고 겨릅대로 치시기를 원합니다.” 하고, 형은, “칡끈으로 묶으시고 수정목(水精木)으로 치십시오.” 하였다. 늙은이가 그들의 말대로 벌을 주고 난 뒤에, “어디에 쓰려고 도둑질하려 했느냐.” 하고 물으니, 동생이, “제삿날에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려고 그랬습니다.” 하였다. 늙은이가 불쌍히 여겨 곡식을 주면서 마음대로 가져 가게 하니, 동생은 팥 한 섬을 얻어 힘을 다하여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형은 팥 몇 알을 얻어서 새끼줄에 끼어 끌면서, “야허, 야허.” 하면서 돌아왔다. 이튿날에 동생이 팥죽을 쑤고 형을 시켜 중을 청하여 재(齋)를 올리게 하였더니, 형이 말하기를, “중이란 어떻게 생긴 물건이냐.” 하므로, 동생이, “산중에 들어가서 검은 옷을 입은 것이 있으면 청해 오시오.” 하였다. 형이 가다가 나무 끝에 까마귀가 있는 것을 보고, “선사(禪師)님, 저희 집에 오셔서 재를 올려 주소서.” 하니, 까마귀는 울면서 날아갔다. 형이 돌아와서, “중을 청했더니 울면서 가버리더라.” 하였다. 동생이, “그것은 까마귀요 중이 아니니, 다시 가서 누런 옷을 입었거든 청해 오시오.” 하였다. 형이 다시 산중에 들어가서 나무 끝에 꾀꼬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선사님, 저희 집에 오셔서 재를 올려 주소서.” 하니 꾀꼬리도 울면서 날아가 버렸다. 형이 돌아와서, “중을 청했더니 예쁜 모습으로 물끄러미 보면서 가더라.” 했다. 동생이, “그것은 꾀꼬리요 중이 아니니, 내가 가서 중을 청해 오리다. 형님은 여기 계시다가 만약 솥 안의 죽이 넘치거든 구기로 떠서 오목한 그릇에 담아 놓으시오.” 하였더니, 형은, 처마물이 떨어져서 움푹 패인 섬돌을 보고 죽을 그 속에 모두 부었으므로 동생이 중을 청하여 돌아오니 한 솥의 죽이 모두 없어졌었다.

상좌승이 사승을 속인 사건

물 건넌 중

○ 어떤 중이 과부를 꾀어 장가들러 가는 날 저녁에 상좌가 속여 말하기를, “가루 양념과 생콩을 물에 타서 마시면 매우 양기(陽氣)가 좋아집니다.” 하니, 중이 그 말을 믿고 그대로 하였다. 그런데 과부집에 갔더니, 배가 불러 간신히 기어서 들어가 휘장을 내리고 앉아 발로 항문을 괴고 꼼짝하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가 과부가 들어왔으나 중이 꿇어앉아서 움직이지 못하였다. 과부가 말하기를, “어찌 이처럼 목우(木偶 나무로 만든 인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까.” 하며 손으로 잡아 끄니, 중이 땅에 엎어지면서 설사를 하여 구린내가 가득 찼으므로 과부는 매를 때려 내쫓았다. 밤중에 혼자 가다가 길을 잃었는데 흰 기운이 길을 가로질러 있었다. 중이 시냇물로 생각하고 옷을 걷어올리고 들어가니 가을 보리꽃이었으므로 중은 성이 났다. 또 흰 기운이 길을 가로질러 있는 것을 보고, “보리밭이 나를 속이더니 또 보리밭이 있구나.” 하고, 옷을 걷어올리지 않고 들어가니 그것은 물이었다. 중은 옷이 모두 젖은 채 다리 하나를 지나가는데 아낙네 두어 명이 시냇가에서 쌀을 일고 있었다. 중이, “시큼시큼하구나.” 하였는데, 대개 이 말은 오는 길에 낭패하고 수고함을 형용함이다. 아낙네들은 그 까닭을 모르고 모두 와서 길을 막으며, “술 담글 쌀을 이는데 어찌 시큼시큼하다는 말을 해요.” 하고, 옷을 다 찢고 중을 때려 주었다. 해가 높이 뜨도록 얻어 먹지 못하고 중은 배가 고파 참을 수 없어서 마를 캐어 씹고 있으니, 갑작스레 웃고 외치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수령의 행차였다. 중은 다리 밑에 엎드려 피하고 있으면서 가만히 생각하기를, “이 마가 매우 맛이 있으니 이것을 수령에게 바치면 밥을 얻을 수 있겠는데.” 하고, 수령이 다리에 이르자 중이 갑자기 나타나니 말이 놀라 수령이 땅에 떨어졌으므로 크게 노하여 매를 때리고 가버렸다. 중이 다리 옆에 누워 있었더니, 순찰관 두어 명이 다리를 지나가다가 보고, “다리 옆에 죽은 중이 있으니 몽둥이질하는 연습을 하자.” 하고, 다투어 몽둥이를 가지고 연달아 매질하였다. 중은 무서워서 숨도 쉬지 못하다가 한 사람이 칼을 빼어 들고 다가오며 말하기를, “죽은 중의 양근(陽根)이 약에 쓰일 것이니 잘라서 쓰자.” 하므로 크게 소리 지르며 달아나서 저물녘에야 절에 도착하니 문이 잠겨 들어갈 수가 없었다. 소리를 높여 상좌를 불러, “문 열어라.” 하니 상좌가, “우리 스승은 과부집에 갔는데 너는 누구이기에 밤중에 왔느냐.” 하고, 나와 보지 않았다. 중이 개구멍으로 들어가니 상좌가, “뉘 집 개냐. 간밤에 공양할 기름을 다 핥아 먹더니 이제 또 왔느냐.” 하고, 몽둥이로 때렸다. 지금도 낭패하여 고생한 사람을, “물 건넌 중”[渡水僧]이라고 한다.

바보 사위

기괴한 것을 믿는 장님

어리석은 풍산 군수

아전을 혼내준 상전

목서방거안

○ 대개 연품(宴品 연회하고 활쏠 때 쓰는 물건)의 차림차림은 처음 거안(擧案 밥상을 드는 것)할 때가 볼 만하다. 그러므로 모든 일에 있어서의 차림차림을 거안이라 한다. 목생(睦生)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처음으로 충순위(忠順衛 오위(五衛)의 하나)에 들어와서 하루는 그 무리가 모여서 활을 쏘았는데, 그가 늦게 도착하였다. 그는 차림새가 깨끗하고 갖고 있는 활과 살은 모두 정묘하므로, 주위 사람들이 모두, “목생은 우리 편에 들어라.” 하며 다투어 마지않았다. 그러다가 활터에 나아가자 시위를 당기기도 전에 화살이 앞에 떨어지곤 하였다. 종일 쏘아도 목생의 살이 과녁에 미치지 못하니 사람들은 모두 실망하여, “목 서방 거안(睦書房擧案)”이라 하였다. 지금까지도, 허황하고 과장스러워 실속이 없는 사람을, “목 서방 거안”이라 한다.

닭 흉내를 내는 중

부자임을 자랑하는 신(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