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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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은 1953년 서울 명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최초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 후 이흥원씨가 인수해 충무로 1가와 소공동을 거쳐 서린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시봉 시대'를 열게 된다.
세시봉이 대학생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주인 이흥원씨의 역할이 컸다. 세시봉을 운영하는 그의 철학은 확고했다. 술은 절대 반입 금지였다. 술 취한 사람도, 주먹 쓰는 사람도 출입 금지였다. 평안도 출신이었던 그는 육척 장신이었다. 장대 걸레를 팔목 힘으로 드는 사람이었다. 간혹 술 취한 이가 입장하려 하거나 난동을 피우려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 이흥원씨가 "메야? 술 먹었어? 나가라우"라고 말하면 상황 종료였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다른 음악감상실들을 압도했다. 명동엔 심지다방과 황실다방, 시보네가, 무교동엔 연다방이, 광화문 인근엔 아카데미 음악감상실과 금란다방이, 종로엔 디쉐네와 르네상스, 아폴로 등의 음악감상실이 서로 경쟁하던 시절이었다. 이중 세시봉만큼 많은 프로그램을 보유한 곳이 없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