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응룡
응룡(應龍) 한쌍의 날개가 달려있고 흉리토구산의 남쪽에 살았다. 물을 모으고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다.
황제(黃帝) 헌원이 부렸다고 전해지는 용. 어떤 전승이든 배드엔딩을 맞는 안습캐다. 비와 운기(雲氣)를 다루는 강한 힘을 가졌기에 치우와의 싸움에 히든 카드로 투입되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신수임에는 틀림없으나 어디까지나 짐승 나부랭이라서 그런지 진짜로 비와 구름을 다루는 신인 운사와 우사에겐 상대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최후에 치우를 포박하고 죽인 응룡이지만 치우를 죽인 것으로 몸이 더러워져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상에 머물러야 했다고 전해진다. 아 망했어요 황제 나쁜놈
외모상 특징은 날개가 달려 있다는 것. 동양의 용한테는 따로 날개가 없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대로 독특한 점이다. 응룡이 흡사 양판소의 드래곤피어와 같이 울부짖음으로 수만의 요괴를 한방에 무너뜨렸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신화
응룡은 중국 대륙 남쪽 끝에 위치한 공구산(恭丘山)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원래는 하늘의 신 가운데 하나였지만, 신과 인간이 싸울 때 인간 편을 드는 바람에 지상으로 추방되고 말았다. 하늘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응룡은 하는 수 없이 공구산에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물이나 바람을 자유롭게 다루고 비바람을 주관하는 존재로서 사람들에게 은혜를 내려주었다. 응룡의 양팔은 매의 날개로 되어 있어, 마치 용의 머리를 가진 맹금류처럼 보인다. 온몸은 깃털로 뒤덮여 있고 꼬리는 아름다운 꼬리털로 장식되어 있다. 발가락의 힘이 강하고 날카로운 발톱이 나 있다. 양팔의 날개는 매우 강력해서 제비보다도 빨리 날 수 있으며, 한순간에 천상의 신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올라갈 수 있다. 또한 응룡은 깃털이나 털이 있는 모든 동물의 조상이자 조류의 왕으로 추앙된다. 응룡은 중국 신화 속에서 인류의 창조주인 여와의 강력한 적으로 등장한다. 그 시대에 지상은 화룡족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여와는 불을 관장하는 용족이었다. 비바람을 관장하는 응룡은 그들이 지배자라는 사실을 묵과할 수 없어, 지상을 평정하려는 여와에게 싸움을 걸었다.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번개 구름을 부르는 응룡과 여와의 싸움은 오랜 세월 동안 격렬하게 계속되었다. 그러나 여와는 우거(牛車)를 이용해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지키고 많은 술법을 구사하여 끝내 응룡을 굴복시키고 포로로 잡아 그의 자유를 빼앗았다. 응룡은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고 여와 일족에게 충성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는 겨우 포로의 신분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전설의 영웅 황제가 치우의 싸움에도 응룡이 등장한다. 가장 강력했던 군신 치우와 싸우다가 열세에 몰린 황제는 자신의 일족인 여와의 조언에 따라 응룡을 불러내어 원군에 가담시켰다. 비바람의 신 응룡이 치우군 옆구리를 공격해 들어오자 눈 깜짝할 사이에 형세가 역전되었다. 응룡은 치우의 군대를 향해 폭풍우가 불어닥치게 하여 그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비바람을 주관하는 응룡과 불을 주관하는 용족의 공격을 받은 치우는 패해서 달아났고 결국에는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응룡은 사람인 황제에게 가담하여 같은 신인 치우를 죽인 일 때문에 신들에 의해 하늘로 올라오는 것이 금지되었다. 응룡은 또한 전설상의 현왕인 순왕의 치수 사업을 도와주려고 나선 적도 있다고 한다. 몇 대에 걸쳐 중국 전체를 뒤덮은 홍수를 가라앉히도록 순왕은 부하인 우(禹)에게 명령했다. 우는 도술을 써서 산을 뚫고 제방을 만들어 강을 넘쳐 흐르는 물을 막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지를 삼킨 채 줄어들 줄 모르는 물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었다. 여와의 핏줄을 이어받은 우는 물을 다룰 수 있는 응룡을 불러내어 치수를 부탁했다. 응룡은 꼬리를 이용하여 땅에 바람을 뜻하는 글자를 썼다. 그러자 범람한 물이 그곳으로 흘러들었고 마침내 홍수는 수습되었다. 기우제를 할 때 땅바닥에 응룡의 그림을 그려 비를 부르는 것은 이 고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의 치수 이후로 응룡은 더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와의 핏줄을 이어받은 군주가 백성의 고난을 없애고자 바람이나 비의 수호를 필요로 할 때 응룡은 자신의 터전인 영산에서 날아오른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