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VC-2212d.episode
Theme
Episode 5: 한·중·일 삼국의 ‘모소(慕蘇)’ 풍조와 적벽선유(赤壁船遊)
Synopsis
현재 한·중·일 삼국에는 적벽이라 이름 붙여진 명승지나 실제로 당시에 적벽선유(赤壁船遊)를 행했던 장소가 남아있다. 먼저 한국에는 적벽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명승지가 세 곳이 있는데, [충남 금산 적벽강], [전북 부안 적벽강], [전남 화순 적벽]이다. [충남 금산 적벽강]은 붉은색 바위벽을 뜻하는 적벽(赤壁)과 그 아래 적벽을 적시며 흐르는 강을 ‘적벽강’이라 이름 짓고 예로부터 그 풍광을 즐겼다고 한다. 30여 미터 높이의 기암절벽 아래 도도히 흐르는 적벽강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전북 부안 적벽강]은 퇴적암인 셰일과 화산암인 유문암의 직접적인 경계 부분으로 성질이 다른 두 종류의 암석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독특한 암석인 페퍼라이트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이다. 주상절리와 해식 절벽으로 인하여 그 형상이 ‘적벽’을 상기시키게 하므로 이러한 명칭을 붙여 명소화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남 화순 적벽]은 동복호가 철옹산성을 감싸고 돌면서 천혜의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1519년 기묘사화 이후 동복에 유배되었던 신재(新齋) 최산두(崔山斗, 1483∼1536)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소동파가 읊었던 중국의 적벽에 버금간다 하여 ‘적벽’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그 뒤에도 석천 임억령, 하서 김인후, 제봉 고경명, 학봉 김성일, 농암 김창협, 다산 정약용, 방랑시인 김삿갓 등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명소이다. 현재 지자체에서 ‘적벽 투어’를 운영하고 있어 소동파의 적벽선유(赤壁船遊)를 이 시대에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 황강시(黃岡市) 적벽공원(赤壁公園)]은 ‘오대시안(烏臺詩案)’ 사건으로 장강(長江) 아래 호북성(湖北省) 황주(黃州, 현 黃岡)로 유배되었던 소동파의 행적과 적벽선유를 기리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역사·문화 관광지이다. 소동파는 1082년 7월 16일(旣望)과 10월 15일(望)에 객(客)과 함께 장강에 배를 띄우고 뱃놀이한 감상과 정황을 글로 남겼는데 이를 〈전적벽부(前赤壁賦)〉와 〈후적벽부(後赤壁賦)〉라 한다. 이후 송대(宋代), 원대(元代), 명대(明代), 청대(淸代)에 적벽부를 소재로 한 그림들이 그려졌을 만큼 소동파의 적벽부는 인기가 있었다. 현재 황강 적벽공원에 가면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동파육(東坡肉)과 동파병(東坡餠)을 판다고 한다. [일본의 적벽과 관련된 장소는 교토 우지시(宇治市)의 흥성사(興聖寺)]이다. 1922년 9월 7일, 일본 교토 우지(宇治)의 집회장에서 도미오카 뎃사이(富岡鐵齋, 1836∼1924)와 나이토 고난(內藤湖南, 1866∼1934), 나가오 우잔(長尾雨山, 1864∼1942)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마치고 일본 전역에서 오는 수백 명의 인사들을 맞이하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우지의 만벽루(萬碧樓) 2층에 마련된 진열대 위에 동파상(東坡像)을 진열해놓고 소동파에게 제사를 지냈다. 본 연회를 마친 뒤에는 강변의 놀잇배〔畵舫〕로 자리를 옮겨 연회를 진행하였고 다시 흥성사(興聖寺) 가장자리 동쪽에 있는 선정사(禪精舍)에서 차 연회〔茗筵〕를 가지는 등 소동파 추모제를 겸하여 다채로운 연회를 펼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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