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2019-F
최부의 표해록
최원재, 교육학 전공
큐레이션 개요
큐레이션의 기획은 조선 성종조 금남 최부가 표류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가 인솔하는 42명의 조선인들은 제주에서 출발하여 풍랑을 만나 명나라 남동부의 닝보에 표착하였다. 이후 항주에서 경항운하를 타고 북으로 호송되어 베이징에서 황제를 알현한 후 요동을 거쳐 조선으로 귀국하였다. 이번 큐레이션은 이 여정에서 나타나는 내용과 관련된 조선의 문화재를 소개한다. 그의 여정과 직접적으로는 관련이 없더라도 지도, 중국, 표류, 선비정신 등의 키워드로 큐레이션을 진행하였다.
최부의 『표해록』
금남 최부(1454~1504)가 쓴 『표해록』(1488년)은 마르코폴로(1254~1324)의 『동방견문록』, 일본 승려인 엔닌(圓仁:794~864)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와 더불어 중국 역사상 3대 기행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는 전라남도 나주 출신의 문신이다. 최부의 표해록은 중국 명나라 초기의 사회상황, 정치와 군사, 경제와 문화를 비롯하여 일상의 풍습까지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금남 최부가 제주도에 파견되어 추쇄경차관으로 근무하던 중 부친상을 당해 전라도 나주로 귀향하다가 거센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표해록』은 최부가 일행 43명과 함께 바다에 표류하였다가 가까스로 중국 절강성의 해안지방에 표착하여 조선으로 이송되기까지 5개월가량 중국에 머물렀던 기록이다. 조선으로 돌아온 뒤 왕명에 따라 일기체 형식으로 씌어진 이 기행기에는 중국문화에 정통한 조선의 지식인 최부의 눈에 비친 15세기 중국사회가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영파, 소흥, 항주, 소주, 진강, 양주, 회안, 서주, 천진, 북경, 산해관, 북녕, 요양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 조선으로 돌아오는 무려 8천여 리나 되는 여정은, 비록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 이루어졌으나 그 과정은 미리 계획한 것만큼이나 꼼꼼하게 기록되었다. 매일의 날씨와 중국의 해로, 기후, 풍속, 언어, 정치, 문화 등이 낱낱이 기록되었다. 『표해록』은 외국인에게 굳게 닫혀 있었던 중국 강남지역에 대한 무궁무진한 정보로 가득해 명대 중국 연구사료로서도 역사적 가치가 높다.
최부는 명나라를 방문했던 조선의 관료들이 볼 수 없었던 장강 대운하의 기능과 의의를 썼고 물을 긷는 중국의 수차(水車) 원리까지 상세하게 적었는데 그는 이 수차를 조선에 도입하자는 제안도 했다고 해서 조선 실학 사상의 원류로 여겨지기도 한다. 최부의 『표해록』은 1769년 일본에서, 1965년 미국에서, 1976년 한글로 완역되었고 중국에서는 1992년에 번역되었다.
관서재
해남의 입장에서 보면 금남 최부의 가치는 그의 문필가로서의 역할보다 더 큰 것이 있다. 즉 사상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삶이다. 해남정씨[1]는 금강동(현 해리)에서 살았는데 해남정씨와 통혼한 5가문도 모두 금강동에 자리 잡아 이후 금강동은 해남 사족들과 학문의 중심지로 부각된다. 최부는 이곳에 와서 '관서재'를 열어 많은 후학들을 양성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금남을 해남 인물사의 서막을 연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외손자 유희춘에 의하면, "해남은 본디 바닷가에 치우쳐 있어 옛날에는 문학과 예의(禮儀)도 없었고 거칠고 누추한 고을이었는데,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처가인 해남에서 노닐면서 우선 세 제자를 길러냈다"고 했다. 첫째는 진사시에 합격한 어초은(漁樵隱) 윤효정(尹孝貞), 둘째는 조선 중기의 대문호이던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의 숙부인 임우리(林遇利), 셋째는 유희춘 자신과 자신의 형으로 문과에 급제하여 큰 명성을 얻었던 유성춘(柳成春)의 아버지인 성은(城隱) 유계린(柳桂隣)[2]이었다. 호남을 대표하는 세 가문이 바로 금남의 문하에서 나왔음만 보아도 그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 짐작할 수 있다. [3]
최부의 표류귀국호송지도
최부여정지도
최부 표류귀국여정지도
대상유물
천하도, 외국지도, 팔도지도가 함께 수록된 종합 지도첩 天地圖
표해록 (조선시대 최부가 중국에 표류되었을 때의 체험을 편찬한 책) 漂海錄
우암 송시열이 쓴 「해동의 하늘과 땅」 尤庵 宋時烈 筆 海東乾坤 尊周大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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