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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공간의 배경으로서의 대중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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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탕처럼 꾸며 놓고 밥 먹고 술 먹고 하는 게 다가 아니다. 이번에는 무려 진짜 대중탕이었던 곳을 신박하게 꾸며 장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쉽스토어다. 오래된 동네 목욕탕인 [[중앙탕]]을 살짝 개조해 패션 아이웨어 용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건물에 삐까번쩍한 입구가 굉장히 부자연스럽지만 이 부자연스러움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이태원에 위치한 [[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옹느세자매']]라는 카페는 실제 목욕탕을 개조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탕 컨셉의 카페에서 종종 작은 [[전시회 THE MOMENT]]까지 함께 한다고 한다. <small>(여기 카페 디저트가 그렇게 기가 막힌다는 소문이 있는데, 제가 한 번 먹어 보겠습니다.)</small>
 
대중탕처럼 꾸며 놓고 밥 먹고 술 먹고 하는 게 다가 아니다. 이번에는 무려 진짜 대중탕이었던 곳을 신박하게 꾸며 장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쉽스토어다. 오래된 동네 목욕탕인 [[중앙탕]]을 살짝 개조해 패션 아이웨어 용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건물에 삐까번쩍한 입구가 굉장히 부자연스럽지만 이 부자연스러움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이태원에 위치한 [[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옹느세자매']]라는 카페는 실제 목욕탕을 개조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탕 컨셉의 카페에서 종종 작은 [[전시회 THE MOMENT]]까지 함께 한다고 한다. <small>(여기 카페 디저트가 그렇게 기가 막힌다는 소문이 있는데, 제가 한 번 먹어 보겠습니다.)</small>
  
  [[파일:탕입구.JPG|250px|frame|홍대 이색 술집 '탕']] [[파일:전주이태리.JPG|250px|frame|전주 '이태리']] [[파일:젠틀몬스터3.jpg|250px|frame|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쉽스토어]] [[파일:옹느세자매1.jpg|250px|frame|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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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은 초창기와 전성기의 화려한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small>50년 역사를 지녔다고 하니 지금까지 안 무너지고 버틴 게 용하긴 하다.</small> 아무튼 재개발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행화탕]]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행화탕 프로젝트]]다. 재개발 되기 전까지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행화탕]]을 배경으로 각종 전시나 공연을 유치한다. 인디 음악 공연 [[대중음악탕]]이나 설치 퍼포먼스인 [[행화탕의 뮤즈들]] 등이 있다. 시한부 프로젝트임에도 알차고 다양한 내용을 지니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중탕이 이런 전시회나 공연의 배경이 된다는 것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행화탕 프로젝트]]가 이것의 유일한 사례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민탕]]에서는 사진 작가 손대식 사진전 [[다 때가 있다]]가 열렸고, [[영진목욕탕]]에서는 미디어아트 전시인 [[전시회 'CITY GAME'|CITY GAME PREVIEW]]가 열렸다. 믿어지는가? 당신이 대중탕은 그저 때 미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십 수 년에서 몇십 년 동안 대중탕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성공했다.'''
 
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은 초창기와 전성기의 화려한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small>50년 역사를 지녔다고 하니 지금까지 안 무너지고 버틴 게 용하긴 하다.</small> 아무튼 재개발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행화탕]]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행화탕 프로젝트]]다. 재개발 되기 전까지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행화탕]]을 배경으로 각종 전시나 공연을 유치한다. 인디 음악 공연 [[대중음악탕]]이나 설치 퍼포먼스인 [[행화탕의 뮤즈들]] 등이 있다. 시한부 프로젝트임에도 알차고 다양한 내용을 지니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중탕이 이런 전시회나 공연의 배경이 된다는 것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행화탕 프로젝트]]가 이것의 유일한 사례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민탕]]에서는 사진 작가 손대식 사진전 [[다 때가 있다]]가 열렸고, [[영진목욕탕]]에서는 미디어아트 전시인 [[전시회 'CITY GAME'|CITY GAME PREVIEW]]가 열렸다. 믿어지는가? 당신이 대중탕은 그저 때 미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십 수 년에서 몇십 년 동안 대중탕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성공했다.'''

2016년 12월 14일 (수) 13:16 판

콘텐츠 주제

대중탕의 재발견

콘텐츠 제작 계획


21세기 대한민국 대중탕, 새 역사를 맞이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태어나서 한 번 쯤은 대중탕[1]에 가게 된다. 아마 대부분은 어린 시절 엄마나 할머니, 할아버지나 아빠의 손을 잡고 대중탕에 (끌려)가서 때를 불린다는 목적으로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는 1차 고통과 매운 어른들의 손에 끼워진 더 매운 때타월로 온몸을 박피당하는 2차 고통을 겪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자란 어린이들이 커서 또 엄마 아빠가 되어 자신의 자식들을 다시 대중탕에 데려가는 굴레가 세대를 관통해 반복될 만큼 한국 사회에서의 대중탕이란 정말 말 그대로 대중적이고, 친근하며, 어딘가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여겨진다.

이렇게 우리 생활에 깊숙히 침투한 대중탕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 문화는 이미 엄마 아빠 손을 잡고 가서 때를 미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껏해야 동네 목욕탕 수준이었던 대중탕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점점 더 럭셔리함을 갖추었다. 빌딩 하나가 통째로 대중탕인 경우도 요즘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것만 해도 사실 대중탕은 엄청난 돈 마사지를 받고 한 차례 변화를 겪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지리 못 살던 시절 동네에 하나씩 있던 파란 타일의 동네 목욕탕이 현재의 레저 시설급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할 줄이야!

하지만 아직 놀라긴 이르다. 여러분은 티비를 보면서, 인터넷을 하면서, 하다못해 그냥 길을 걸어다니거나 맛집을 찾으러 다니면서도 느낄 수 있는 대중탕의 어마어마한 성장을 지금껏 간과해왔을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현대의 대중탕은 우리 문화의 주연급으로 그 지위가 부상했다. 잘 모르겠다고? 뻥치지 말라고? 그건 다 당신이 지금까지 대중탕을 '때 미는 곳' 정도로 얕보았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대중탕이 우리 문화 곳곳에 얼마나 잘 파고들었는지, 얼마나 새로운 모습으로 멋지게 적응했는지를 알고 나면 당신은 아마 박수를 칠지도 모른다. (아님 말고)

티비를 틀면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대중탕이 배경이 된 프로그램들 역시 함께 쏟아질 것이다. 아직도 알쏭달쏭한가? 친절하게 예를 들어 주자면,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을 생각해 보라. 연예인들이 대중탕에서 물을 퍼내고, 헬스장 운동기구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며 깔깔거리던 소파 위 당신의 모습이 기억나는가? 아니면 해피투게더도 좋다. 매회가 대중탕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을 리가.

대중탕은 영화계와 웹툰계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미친 대중탕 대서사웹툰 목욕의 신은 실존하는 대중탕 허심청을 주 무대로 삼는 유명작이고, 최근 가뭄이던 영화계에 단비가 되었던 코미디 영화 럭키에서 대중탕은 사건 발단의 키를 쥐고 있는 공간이다. '고작' 작품의 배경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 정말 착각의 대마왕이다. 우리는 이미 고등학생 시절 배웠다. 소설의 3요소. 인물, 사건, 그리고 배경, 배경, 배경!

아직도 대중탕이 참 대단한 친구라는 것을 모르겠다는 당신을 위한 비장의 카드도 있다. 이제 대중탕을 사칭하는 녀석들까지 나타났다면 믿겠는가? 흔하디 흔한 (헌팅) 술집이나 카페 등등이 대중탕을 사칭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대에 웨이팅까지 하며 입장해야 하는 핫스팟 이나 이태원 한 구석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옹느세자매가 바로 대표적인 사칭범이다. 술집과 카페가 대중탕 인테리어의 탈을 쓰고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 모두 알지 않는가? 원래 사칭이란 좀 잘나가는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라는 것을! 우리의 대중탕이 찐따였다면 사칭의 대상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쏘 핫 대중탕.

대중탕이 아무리 핫하다고 해도 좀 점잖은 문화 활동에는 어울리지 않아! 라고 최후의 반론을 펼치실 분 혹시 계신가? 좋은 지적이 될 뻔했다. 대중탕에서 전시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서울 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은 다 쓰러져가던 대중탕을 고급진 전시회장으로 만든 대표 주자이다. 부산의 광민탕에서는 '다 때가 있다'라는 이름으로 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다. 뭐, 앞서 언급한 행화탕에서는 인디밴드 공연도 열린다는데, 이쯤 됐으면 이제 항복하시지. 대중탕은 짱이다. 대중탕은 쩐다. 대중탕은 스타다! 퐈이야!


구분 장소 콘텐츠 활용
실제 대중탕 허심청 목욕의 신
여탕보고서
코리아 사우나 무한도전
원삼탕 무한도전
응답하라 1994
안성 건강나라 런닝맨
부산 스파랜드
우진탕 해피투게더
박명수 쇼케이스
광민탕 사진전 '다 때가 있다'
영진목욕탕 전시회 'CITY GAME'
인천 청화탕 영화 '럭키'
행화탕 행화탕 프로젝트
대중음악탕
중앙탕
대중탕 이미지 활용 홍대 이색 술집 '탕' 오늘의 연애
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 전시회 'THE MOMENT'
젠틀몬스터 'BATHHOUSE'
전주 이태리
대구 진박이야기


콘텐츠 배경으로서의 대중탕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콘텐츠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대중탕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져 있다. 여기서는 콘텐츠의 배경이 된 우리 대중탕 친구들을 좀 읊어 볼까 한다.

지금은 세트장에서 촬영한다는 해피투게더의 원래 배경은 그냥 평범한 동네 목욕탕인 우진탕이었다. (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곳에서 박명수는 쇼케이스까지 했다고 한다.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 무한도전에는 대중탕 특집 같은 걸로 원삼탕, 코리아 사우나가 등장한다. (무한도전 애청자라면 알 것이다. 출연진들이 기계 vs 인간의 대결을 펼쳤던 인간 배수구 코너!) 원삼탕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도 출연한 유서 깊은 대중탕이다. 무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런닝맨에도 찜질방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안성 건강나라부산 스파랜드, 두 곳 다 으리으리한 대중탕의 표본이다.

허심청이라고 들어봤는가? (위에 써 놨는데 당연히 들어봤겠지.) 너무너무너무[2] 유명한 웹툰 목욕의 신의 배경이 된 대중탕이다. 또 다른 목욕 웹툰 여탕보고서에도 허심청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걸 보면, 이 친구 꽤 잘 나가는 친구인 게 분명하다. 인천에 있는 청화탕은 영화 럭키에 등장한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기억을 찾는 과정을 다룬 영화인데(장르는 코미디다. 기억 찾는다고 그래서 눈물 짤 줄 알았다면 크나큰 오해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장소가 바로 이 대중탕이다. 이 정도를 스포라고 하는 사람은 없겠지.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대중탕이라는 장소는 행동하기에 따라 굉장히 위험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두자. 바닥 미끄러우니까 뛰지 말고, 모서리 뾰족하니까 덤벙대지 말고, 뜨거운 방에서 잠들지 말고, 술 먹고 뜨거운 탕에 들어가지 말고, 냉탕 들어갈 때에는 심장마비 예방을 위해 간단한 준비 운동은 꼭 하자. 상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3]고!)

또 다른 공간의 배경으로서의 대중탕


위에서는 콘텐츠의 배경이 된 대중탕의 모습들을 살펴보았다면, 지금은 다른 공간의 배경이 된 대중탕의 모습에 대해 살펴볼 시간이다. 이 부분 역시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다. 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대체 '콘텐츠의 배경이 된 대중탕'과 '또 다른 공간의 배경이 된 대중탕'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분류를 이렇게 만든 당사자마저도 이 분류를 만들기까지 엄청난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콘텐츠의 배경이 된 대중탕'의 의미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말 그대로 영화, TV 프로그램, 웹툰, 드라마 등 어떤 특정 콘텐츠에서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된 대중탕을 말한다. 이 공간적 배경으로서의 대중탕에서 인물(등장인물이나 출연진 등)들은 실제 대중탕에서 할 법한 행동들을 한다. 뭐, "대중탕이 술래잡기 하는 곳은 아니잖아요! 인간 배수구 게임 같은 걸 누가 실제로 합니까! 때밀이들이 격투기를 한다는 게 말이 돼요? 대중탕에서 기억 잃고 그러는 거, 그거 그렇게 맨날 있을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등등의 반박을 한다면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콘텐츠들은 전부 대중탕이 실제로 대중탕의 기능을 한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들도 어느 정도 대중탕이라는 공간의 특성에 맞게 짜여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할 '또 다른 공간의 배경으로서의 대중탕'은 좀 다르다. 기존 대중탕의 이미지나 역할, 그러니까 대중탕이 '목욕이나 찜질을 하는 곳'이라는 디폴트 값을 완전히 뒤집어 엎었다. (원래 뭐 갖다 엎고 그러는 게 제일 재밌다고.) 대중탕이 전혀 다른 성질을 지닌 공간의 배경으로 사용된다. 생긴 건 대중탕인데, 그 공간이 하는 역할이 완전히 엉뚱한 것이다. 이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 '빨간 모자'에 나오는 늑대를 생각해 보라. 할머니 옷을 입고 할머니 침대에 할머니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서 빨간 모자 소녀를 기다리던 그 늑대 말이다. 온통 할머니 물건으로 치장했지만, 그 늑대가 할머니인 것은 아닌 것처럼, 여기서 말씀드릴 대중탕(인 듯 대중탕 아닌 대중탕 같은 곳)도 그런 개념이다.

그래서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곳이 바로 홍대 이색 술집 '탕'이다. 대중탕의 탈을 쓴 술집이다! 그것도 무려 홍대 술집! (거 봐, 내가 대중탕 핫하다고 했잖아.) 이승기, 문채원 주연의 영화 오늘의 연애에도 등장할 만큼 꽤 유명하고 잘 나가는 술집이다. 게다가 대중탕처럼 꾸며 놓은 인테리어가 꽤나 고퀄이어서 얼핏 보면 진짜 목욕해야 될 것처럼 생기기까지 했다. 이 곳과 비슷한 곳이 전주에 있는, 역시나 술집, 이태리이다. 못지 않은 생생한 대중탕 비주얼을 자랑한다. 앞의 두 곳보다 인테리어 면에서 조금 부족한 맛집은 대구에 있다. 진박이야기라는 이름의 이 맛집은 무려 삼겹살 집인데, 무한리필 집이라고 한다. 남다른 두께를 자랑하는 삼겹살이 인상적이라고.

대중탕처럼 꾸며 놓고 밥 먹고 술 먹고 하는 게 다가 아니다. 이번에는 무려 진짜 대중탕이었던 곳을 신박하게 꾸며 장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쉽스토어다. 오래된 동네 목욕탕인 중앙탕을 살짝 개조해 패션 아이웨어 용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건물에 삐까번쩍한 입구가 굉장히 부자연스럽지만 이 부자연스러움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이태원에 위치한 '옹느세자매'라는 카페는 실제 목욕탕을 개조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탕 컨셉의 카페에서 종종 작은 전시회 THE MOMENT까지 함께 한다고 한다. (여기 카페 디저트가 그렇게 기가 막힌다는 소문이 있는데, 제가 한 번 먹어 보겠습니다.)

홍대 이색 술집 '탕' 전주 '이태리' 젠틀몬스터 북촌 플래그쉽스토어 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

아현동에 위치한 행화탕은 초창기와 전성기의 화려한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았다고 한다. 50년 역사를 지녔다고 하니 지금까지 안 무너지고 버틴 게 용하긴 하다. 아무튼 재개발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하고 주저앉은 행화탕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행화탕 프로젝트다. 재개발 되기 전까지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행화탕을 배경으로 각종 전시나 공연을 유치한다. 인디 음악 공연 대중음악탕이나 설치 퍼포먼스인 행화탕의 뮤즈들 등이 있다. 시한부 프로젝트임에도 알차고 다양한 내용을 지니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중탕이 이런 전시회나 공연의 배경이 된다는 것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행화탕 프로젝트가 이것의 유일한 사례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광민탕에서는 사진 작가 손대식 사진전 다 때가 있다가 열렸고, 영진목욕탕에서는 미디어아트 전시인 CITY GAME PREVIEW가 열렸다. 믿어지는가? 당신이 대중탕은 그저 때 미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십 수 년에서 몇십 년 동안 대중탕은 이렇게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변신을 성공했다.

그리고 정말 충격적인 것은, 해피투게더의 촬영지인 우진탕 역시 기존의 역할과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던 때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충격적인 게 아니라, 어떻게 벗어던졌느냐가 좀 충격적이다. 우리의 박명수 씨가 우진탕에서 본인의 쇼케이스를 두 번이나 가졌다고 한다. 대중탕이 이제 하다하다 쇼케이스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니...! (충격) (할많하않[4])

아무튼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문화에서, 대중탕은 종종, 뜬금없이, 이렇게 전혀 의외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누군가가 목욕재계를 하러 대중탕을 찾고 있을 때, 또 다른 누군가는 대중탕처럼 생긴 곳에서 정말 별걸 다 한다는 이 사실이 말이다. 그러니 나중에 어쩌다 대중탕 생각이 날 때, 목욕 말고 다른 걸 해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 한 번 쯤은 해 봐도 좋을 듯 싶다. 쇼케이스가 영 무리다 싶으면 가서 술 먹고 노는 정도로도 충분히 색다른 대중탕을 즐길 수 있으니까!

노드리스트

CLASS NODE
장소 허심청, 안성 건강나라, 부산 스파랜드, 우진탕, 홍대 이색 술집 '탕', 이태원 이색 카페 '옹느세자매', 중앙탕, 젠틀몬스터, 행화탕, 광민탕, 영진목욕탕, 전주 이태리, 대구 진박이야기, 인천 청화탕, 코리아 사우나
인물 홍석천, 박명수, 유재석, 하하, 문채원, 유해진
작품 목욕의 신, 무한도전, 응답하라 1994, 런닝맨, 해피투게더 시즌3, 오늘의 연애, 여탕 보고서, 럭키
전시/공연 행화탕 프로젝트, 대중음악탕, 광민탕 사진전, CITY GAME, THE MOMENT


출처

  1. 위키백과 '목욕탕' [1]
  2. 대한민국 걸그룹 I.O.I 앨범 'miss me?'의 타이틀 곡. [2]
  3. 대한민국 래퍼 슈퍼비가 2016년 쇼미더머니 시즌 5 본선 무대에서 공개한 곡 '냉탕에 상어'의 내용. '냉탕에 상어'에서 슈퍼비는 어린 시절 대중탕에 가면 냉탕에 상어가 살고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귀여운 내용이지만 놀랍게도 이 노래는 19금이다. 가장 유명한 후렴구는 '백상아리~ 청상아리~ 난 무서웠~어 목욕탕안이~'
  4. '할 말은 많으나 하지 않겠다'의 줄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