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문학을 추구하는 능력"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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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일 (목) 13:50 판
대학의 학부과정에서 디지털 인문학 교육이 요청되는 이유는 그것이 디지털 원어민인 젊은이들에게, 디지털 환경에서 ‘나의 인문학’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인문학이란 ‘자신의 관심사를 좇아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탐구하고 자기의 관점에서 그 결과를 체계화하는 생활’, 다시 말해 일상 속에서 인문적 교양을 증진시키며 스스로 즐기는 삶의 방식과 그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민족이나 세계, 인류적 차원의 사상, 역사, 문화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도 장롱 속에서 찾아낸 빛바랜 사진들을 정리할 때에는 자신의 부모와 그 주변의 인물들이 어떠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싶어 한다. 나와 연고가 없는 어느 지방 도시의 지리와 역사는 나의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다가도, 우연한 기회에 그곳을 여행하면서 자연과 풍물에 매료되면 이곳을 친구들에게도 알리고 싶고, 이를 위해 그 장소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치솟는다. 그래서 구글과 네이버로 관련된 지식을 찾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자신의 사진을 곁들여 블러그에 게시하고, SNS를 통해 친구들과 그것을 공유하려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소소한 일들을 단순히 기술적인 것으로만 본다면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상화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인문학’이 일반인들의 생활 속에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증대시키고 있음을 보아야 한다.
디지털 인문학 교육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앎’에 대한 호기심과 자기가 찾은 ‘앎’을 표현하려는 욕구를 좀 더 체계적이고, 정확하고, 세련된 지식의 탐구로 고양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접할 때 그것을 고립된 실체가 아닌, 다른 많은 것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더듬어 가는 지적 탐구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인터넷 상에서 내 호기심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무턱대고 배끼기보다는 그 출처를 검증하고, 그 내용의 문맥을 이루는 지식 요소들을 더 깊게 조사하여 남들에게 자신 있게 보일 수 있는 자기의 콘텐츠로 만들기까지……. 이와 같은 일련의 지식 탐구 능력은 실제로 그러한 류의 지식 콘텐츠 편찬 작업을 해 보는 교육을 통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신장될 수 있다. 디지털 인문학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이 관심을 두는 대상을 디지털 세계에 옮겨 그릴 수 있게 한다. 그냥 옮기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좀 더 바르게 이해하고, 좀 더 창의적으로 재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