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기업 철학과 생태계"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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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시마 타츠미 과도기 (2015~2018): 조직 안정과 전략적 전환기)
(후루카와 슌타로 시대 (2018~현재): 지속가능한 생태계와 글로벌 통합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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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닌텐도의 IP 활용은 후루카와 시대에 더욱 글로벌 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를 필두로 한 자사 IP를 영화(2023년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는 전 세계 흥행 10억 달러를 돌파), 테마파크(일본과 미국에 개장한 슈퍼 닌텐도 월드), 캐릭터 상품, 모바일 앱 등 다방면으로 확장시켰다. 후루카와 경영진은 이러한 IP 사업들이 단순 라이선싱을 넘어 서로 연계되도록 힘쓰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닌텐도 계정으로 게임과 놀이공원, 온라인 스토어를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장기 구상과 맞닿아 있다.<ref>[https://niwanetwork.org/wiki/Nintendo_Account#:~:text=Nintendo%20Account%20is%20Nintendo%20%27s,2 niwanetwork.org ''Nintendo Account'']</ref> 예를 들어, 닌텐도 어카운트를 연동하면 테마파크에서 특별 혜택을 받거나,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 간에 교차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플랫폼 경계를 넘나드는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이는 닌텐도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간 경계 없이 팬층을 확대하고, IP에 대한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철학을 보여준다.
 
한편 닌텐도의 IP 활용은 후루카와 시대에 더욱 글로벌 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를 필두로 한 자사 IP를 영화(2023년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는 전 세계 흥행 10억 달러를 돌파), 테마파크(일본과 미국에 개장한 슈퍼 닌텐도 월드), 캐릭터 상품, 모바일 앱 등 다방면으로 확장시켰다. 후루카와 경영진은 이러한 IP 사업들이 단순 라이선싱을 넘어 서로 연계되도록 힘쓰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닌텐도 계정으로 게임과 놀이공원, 온라인 스토어를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장기 구상과 맞닿아 있다.<ref>[https://niwanetwork.org/wiki/Nintendo_Account#:~:text=Nintendo%20Account%20is%20Nintendo%20%27s,2 niwanetwork.org ''Nintendo Account'']</ref> 예를 들어, 닌텐도 어카운트를 연동하면 테마파크에서 특별 혜택을 받거나,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 간에 교차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플랫폼 경계를 넘나드는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이는 닌텐도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간 경계 없이 팬층을 확대하고, IP에 대한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철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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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닌텐도월드.jpeg | 닌텐도 월드<small>(Universal Studios in osaka)</sm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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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슈퍼마리오 무비.png |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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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후루카와 슌타로 시대의 닌텐도는 창립 이래 내려온 핵심 철학(재미와 독창성)을 견지하면서도, 이를 지속가능하고 글로벌한 사업 구조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닌텐도는 결국 게임과 캐릭터, IP로 정의되는 회사”임을 강조하며, 개발팀에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보장함과 동시에 이를 지속적으로 monetization할 IP 비즈니스의 확장에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 경쟁사들이 기술 스펙 경쟁과 대형 IP 인수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닌텐도는 “우리의 강점인 소프트웨어와 IP 자체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엔터테인먼트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철학적 일관성과 유연한 전략이 조화를 이루며, 닌텐도는 글로벌 게임 생태계의 중심에서 새로운 장을 이어가고 있다.
 
요약하면, 후루카와 슌타로 시대의 닌텐도는 창립 이래 내려온 핵심 철학(재미와 독창성)을 견지하면서도, 이를 지속가능하고 글로벌한 사업 구조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닌텐도는 결국 게임과 캐릭터, IP로 정의되는 회사”임을 강조하며, 개발팀에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보장함과 동시에 이를 지속적으로 monetization할 IP 비즈니스의 확장에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 경쟁사들이 기술 스펙 경쟁과 대형 IP 인수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닌텐도는 “우리의 강점인 소프트웨어와 IP 자체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엔터테인먼트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철학적 일관성과 유연한 전략이 조화를 이루며, 닌텐도는 글로벌 게임 생태계의 중심에서 새로운 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6월 16일 (월) 11:11 판

닌텐도 주식회사 (任天堂株式会社, Nintendo Co., Ltd.)
설립일 1889년 9월 23일
창립자 야마우치 후사지로 (山内 房治郎)
본사 위치 일본 교토부 교토시 미나미구 가미이케다초 11-1 〒601-8501 京都府京都市南区上鳥羽鉾立町11番地1
업종 게임기, 게임 소프트웨어 및 관련 상품 개발·제조·판매
기업 형태 주식회사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
대표자 후루카와 슌타로 (6대 대표이사 사장, 2018년 ~ )
자본금 100억 엔 (약 1,000억 원)
총자산 약 2조 5천억 엔 (2024년 기준)
매출액 1조 6,719억 엔 (2023~2024년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 5,036억 엔
순이익 4,889억 엔
단독사원 수 2,941명 (2024년 9월)
연결사원 수 8,205명 [1] (2025년 6월)
주요 자회사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 닌텐도 오브 유럽, 모노리스 소프트, 1-UP 스튜디오, SRD, ND큐브
대표 제품 패밀리 컴퓨터 (FC), 슈퍼 패미컴 (SFC), 게임보이, GBA, 닌텐도 DS/3DS, Wii/Wii U, 닌텐도 스위치
대표 IP 슈퍼 마리오 시리즈, 젤다의 전설, 포켓몬스터, 동물의 숲, 커비, 스플래툰
웹사이트 https://www.nintendo.co.jp

기획의도

역사

창립기 (1889~1949): 후사지로 야마우치

닌텐도는 1889년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교토에서 설립한 화투 제조 기업으로 출발했다.[1] ‘닌텐도(任天堂)’라는 사명은 흔히 “행운을 하늘에 맡긴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초창기 사업이었던 도박・오락용 카드 제조업의 성격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있다.[2] 창립기 닌텐도는 장인 정신과 품질을 중시하여 손으로 직접 그린 고급 화투패와 트럼프 카드를 생산했고, 이 전통 카드 사업으로 약 60년간 안정적인 기반을 유지했다. 후사지로 시대의 기업 철학은 놀이 도구의 품질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1900년대 초 서양식 트럼프 카드 도입 등 새로운 오락 문화도 적극 수용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자 했다. 이러한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통해 닌텐도는 일본 카드 업계에서 입지를 굳히며 훗날 더 큰 오락산업으로 나아갈 준비를 갖추었다.

전환기 (1949~1972): 야마우치 히로시 초기 – 사업 다각화 시기

1949년 손자인 야마우치 히로시가 3대 사장에 취임하면서 닌텐도는 대대적인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히로시 사장은 취임 당시 카드 제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즉석밥, 택시 회사, 심지어 러브호텔 운영까지 여러 신규 사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고, 기업 정체성에도 혼란을 겪게 되었다. 히로시 사장은 시행착오 끝에 “닌텐도의 뿌리는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특히 자체 전국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완구 산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닌텐도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오락 상품을 개발하려는 전략이었다. 그 결과 1960년대 후반부터 ‘울트라 핸드’ 같은 기발한 완구가 히트를 치며, 닌텐도는 본격적으로 종합 오락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3] 이 시기 야마우치 히로시의 경영 철학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로 요약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험해 본 끝에 결국 닌텐도만의 길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닌텐도는 전통 카드회사에서 현대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비디오 게임 산업 진입기 (1972~1992): 야마우치 히로시 – 엔터테인먼트 중심 철학의 확립

1970년대에 들어 닌텐도는 비디오 게임 분야로 눈을 돌리며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의 지도 아래 닌텐도는 1977년 가정용 컬러 TV 게임 출시를 시작으로, 1980년 휴대용 게임&워치 시리즈와 1983년 가정용 패밀리 컴퓨터(Famicom)(해외명 NES) 등을 선보이며 전자 오락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시기 야마우치 사장이 강조한 철학은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그 자체였다. 그는 “돈은 오로지 재미를 창조하는 데에만 써야 한다”는 신념을 사내에 심어주며, 매출 성장보다 재미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에 회사 자원을 투자하도록 독려했다. [4]또한 남들이 하는 것을 쫓지 말고 “남과 다른 독창적 발상”을 추구하라는 원칙을 내세웠는데, 이는 닌텐도가 경쟁사와 차별화된 길을 걷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 철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략 전반에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닌텐도 개발자 요코이 군페이는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枯れた技術の水平思考)”라는 모토 아래, 비용이 낮고 잘 검증된 기술을 색다르게 활용해 새로운 놀이 경험을 창출하고자 했다.[5] 이러한 접근으로 탄생한 게임&워치와 게임보이(1989)는 최신 기술이 아닌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신한 재미와 높은 신뢰성을 앞세워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닌텐도의 “기술보다는 게임성”이라는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80년대 닌텐도는 동키콩(1981),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1985), 젤다의 전설(1986) 등 세계적 인기 IP를 연이어 탄생시키며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장을 선도했다. 특히 1983년 출시된 패밀리 컴퓨터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NES란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가정용 게임기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1990년대 초에는 미국 가정 셋 중 하나에 닌텐도 콘솔이 있을 정도의 보급률을 기록했다. 야마우치 히로시는 이 시기 품질 관리에도 엄격한 철학을 적용하여, 서드파티 게임에도 닌텐도 품질 보증 마크를 부여하고 출시 수량을 제한하는 등 콘텐츠 품질과 브랜드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요컨대 1970~80년대에 확립된 닌텐도의 기업 철학은 “가장 닌텐도다운 재미”, 즉 독창성과 높은 품질의 오락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닌텐도가 단순한 장난감 회사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었다.

글로벌 확장과 시스템 구축기 (19922002): 후계자 준비와 N64게임큐브 시대

1990년대에 들어 닌텐도는 글로벌 확장과 차세대 체제 구축에 힘쓰며, 야마우치 히로시 시대의 마지막 장을 장식했다. 1992년 닌텐도는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 팀의 지분 인수라는 이색적인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닌텐도 브랜드의 미국 내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였다. 야마우치 사장은 야구에는 개인적 관심이 전혀 없었음에도 단지 미국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기업으로 다가가고자 구단을 인수했고, 훗날 이를 “미국 시장을 의식한 사업적 판단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일화는 세계 시장을 고려한 경영과 동시에 감정이 아닌 현실에 입각한 결단이라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이 시기 닌텐도는 슈퍼 패미컴(SNES)으로 이어진 16비트 시대의 성공을 바탕으로, 닌텐도 64(N64)(1996)와 게임큐브(2001)로 대표되는 차세대 하드웨어를 내놓았다. 야마우치 사장은 여전히 “남과 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철학을 고수하여, 경쟁사들이 CD 등 신기술에 집중할 때 닌텐도64에는 로딩이 빠르고 복제가 어려운 카트리지를 채택하는 등 독자 노선을 걸었다. 이러한 결정은 서드파티(3rd-party)의 이탈을 가져오는 리스크도 있었지만, 야마우치는 자신만의 철학에 따른 완강한 선택으로 일관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오락과 다를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개발자들을 끝까지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6] 실제로 닌텐도64 시기 슈퍼 마리오 64,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등 3D 게임 디자인의 혁신을 보여준 작품들이 나왔고, 이는 닌텐도의 독창적 철학이 빛을 발한 사례로 꼽힌다.

포켓몬1세대.png

한편 야마우치 히로시는 후계 구상에도 철학적인 전환을 보였다. 2002년 그는 자식이 아닌 사외 출신의 개발자 이와타 사토루를 차기 사장으로 지명했는데, 이는 “재미의 본질”을 잘 아는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그의 판단이었다. 야마우치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가족 경영 전통을 깨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함으로써, 닌텐도의 철학이 다음 세대에도 지속되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그의 임기 말기에는 포켓몬 열풍으로 대표되는 IP 확장 전략도 본격화되었다. 예를 들어 1998년 설립된 포켓몬 회사를 통해 포켓몬 IP를 게임뿐 아니라 카드, 애니메이션 등 다매체로 전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는데, 이는 하나의 콘텐츠로 글로벌 생태계를 형성하려는 시도의 시작이었다.

요컨대 1990년대부터 2002년까지 닌텐도는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내부 시스템 정비를 동시에 추구했다. 야마우치 히로시의 핵심 철학이었던 독창적 재미 추구는 유지되었지만, 그 구현 방식에서는 글로벌 감각과 조직적 준비가 더해졌다. 그리고 2002년 야마우치의 퇴진으로 닌텐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야마우치는 물러나며 “회사의 돈을 개인이 아닌 회사를 키우는 데 쓰라”는 당부를 남겼고, 이는 닌텐도의 경영 이념으로 계속 계승되었다.

이와타 사토루 시대 (2002~2015): ‘확장’과 ‘접근성’의 철학

이와타 사토루 시대 (2002~2015): ‘확장’과 ‘접근성’의 철학

2002년 취임한 이와타 사토루 4대 사장은 닌텐도의 철학을 한층 발전시켜 "게임 인구의 확장"을 핵심 비전으로 삼았다. 그는 “게임 인구 확대 (Gaming Population Expansion)”라는 목표를 내걸고, 남녀노소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7] 이는 과거 야마우치가 강조한 “남들과 다른 독창적 재미”라는 기조를 계승하면서도, 그 대상을 코어게이머에서 비(非)게이머층까지 확장한 전략이었다. 이와타는 이러한 철학을 경영 용어로 "블루 오션 전략"에 비유하며 사내에 공유했는데, 경쟁사들과 정면 승부하지 않고 새로운 유저 층과 놀이방식을 개척하겠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그는 닌텐도가 더 이상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와 스펙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새로운 디자인과 경험을 탐구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철학은 곧바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이어졌다. 2004년 출시된 닌텐도 DS는 두 개의 스크린과 터치펜이라는 독특한 인터페이스로 직관적이고 캐주얼한 게임을 선보여, 기존에 게임을 즐기지 않던 층(일명 “Touch! Generations”)까지 끌어들였다. 대표적으로 두뇌훈련 게임인 브레인 에이지(Brain Age) 시리즈는 교수와 협업하여 중장년층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척했고, DS의 성공적인 첫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출시된 닌텐도 Wii 역시 동작 인식 리모컨을 통해 남녀노소 “몸을 움직이는 놀이”를 가능케 했고, Wii 스포츠와 Wii 핏 등의 소프트웨어로 가족 단위 및 고령층 사용자까지 게임의 세계로 포용했다. 이러한 접근은 철저히 접근성과 확장에 입각한 것으로, Wii는 경쟁기기보다 기술 사양은 낮았으나 참신한 놀이 경험으로 전 세계 누적 1억 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닌텐도의 철학이 그래픽이나 스펙 향상만이 아니라 새로운 재미의 창조에 있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준다. 실제로 이와타는 요코이 군페이로부터 이어져온 “낡은 기술의 획기적 활용” 철학이 Wii에 담겨 있다고 언급하며, 하드웨어 성능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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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와타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와 소통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프로그래머 출신이었던 그는 개발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창의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했고, 사장 스스로 게임 기획을 논의하는 등 현장 중심 경영을 펼쳤다. 사내 인터뷰 모음집인 "Iwata Asks"를 통해 개발 철학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2011년부터는 "닌텐도 다이렉트" 온라인 프레젠테이션을 도입하여 전 세계 게이머들과 직접 소통했다. 이러한 노력은 닌텐도의 개방성과 유저 중심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슈퍼마리오 런.png

말년의 이와타는 급변하는 게임 환경에 맞춰 장기적인 생태계 구축에도 착수했다. 2015년 그는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DeNA사와 제휴하여 닌텐도 IP 기반의 모바일 앱 개발 및 통합 회원 계정 시스템 구축을 발표했다.[8] 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닌텐도 IP에 입문한 이용자를 다시 닌텐도 전용 플랫폼으로 유도”한다는 전략적 구상으로서,[9] 이후 2016년 출범한 "닌텐도 어카운트"와 여러 모바일 게임(슈퍼 마리오 런, 파이어 엠블렘 히어로즈 등)으로 구체화되었다. 더불어 건강 분야 QoL(Quality of Life) 사업 구상 등 게임 외적 분야로의 재미 확장도 모색했으나, 이는 실행 전에 그가 별세하면서 미완으로 남았다.


요약하면, 이와타 사토루 시대의 닌텐도 철학은 “모두를 위한 게임”으로 집약된다. 닌텐도 DS와 Wii의 성공은 접근성과 혁신이라는 이념이 옳았음을 입증했고, 닌텐도는 한때 침체되었던 콘솔 시장에서 다시 지배적인 위치를 회복했다. 이와타는

“명함으로는 사장, 머리로는 개발자, 마음은 게이머”

라는 유명한 자기소개처럼, 사용자와 개발자의 감성을 아우르는 경영자로서 닌텐도의 가치를 확장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에 확립된 확장과 접근성의 철학은 이후 닌텐도의 전략적 방향에 큰 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키미시마 타츠미 과도기 (2015~2018): 조직 안정과 전략적 전환기

2015년 이와타 사장 별세 이후 긴급히 취임한 키미시마 타츠미 사장은 약 3년간의 재임 동안 조직의 안정과 전략 구상의 마무리에 주력했다. 전임자의 급작스러운 부재로 혼란스러울 수 있었던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체제 정비가 그의 첫 과제였다. 키미시마는 재무통 출신 경영자로서, 미야모토 시게루와 다케다 겐요 등 주요 간부들에게 크리에이티브 펠로우와 테크놀로지 펠로우 직함을 부여하여 집단지도 체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개발 현장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경영에 반영하면서, 자신은 종합적인 조율자 역할을 맡아 안정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마련했다.

키미시마 시대의 기업 철학은 큰 틀에서 이와타 시대의 노선을 계승하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의 핵심 철학은 모든 연령대의 게이머 수를 늘리는 것이며, 이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닌텐도가 특정 하드코어 층만이 아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전략을 지속할 것을 밝혔다.[10] 실제로 2016년 닌텐도는 이와타 시절 구상했던 통합 계정 닌텐도 어카운트와 신규 멤버십 My Nintendo를 전 세계에 도입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Miitomo를 시작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러한 행보는 닌텐도 IP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경험하게 한 뒤 자사 하드웨어로 유입시키려는 철학의 실천으로, IP 생태계의 외연 확장 전략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키미시마 시기에 닌텐도는 차세대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개발명 NX)의 출시(2017)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스위치는 거치기와 휴대기를 하나로 통합한 하이브리드 콘솔로서,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게임이라는 컨셉을 내세웠다. 이는 Wii U의 실패 이후 닌텐도가 추구한 전략적 전환점으로서, 한 플랫폼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효율화하고 사용자 경험을 일원화하려는 생태계 통합 철학의 결과물이었다. 키미시마는 스위치 홍보 초기에 하드코어 게이머 위주의 영상이 공개된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닌텐도의 목표는 모든 연령의 게이머 저변을 넓히는 것이며,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해시킬 때 우선 열성 게이머층이 공감해야 확산이 빠르므로 초기 마케팅 타겟으로 삼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하여, 스위치 역시 전통적인 코어 유저와 새로운 라이트 유저 모두를 포용하려는 기조임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스위치는 혁신과 포용이라는 닌텐도 철학의 연장선에서 탄생한 기기였고, 출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닌텐도의 재도약을 이끌었다.

아울러 키미시마 재임기에는 닌텐도의 IP 비즈니스 다각화가 가속화되었다. 예를 들어, 2015년 유니버설 스튜디오와의 제휴로 시작된 닌텐도 테마파크 계획이 구체화되어, 마침내 2021년 일본에 슈퍼 닌텐도 월드를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2018년에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과 슈퍼 마리오 영화 제작이 공식 발표되는 등, 닌텐도 캐릭터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진출도 추진되었다. 키미시마 사장은 이러한 신규 사업들을 통해 닌텐도 IP의 가치를 게임 이외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이를 다시 게임 사업과 선순환 구조로 연결시키고자 했다. 이 같은 IP 확장은 “닌텐도의 철학을 항상 이어온, 자연스러운 연장의 선상에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하고 있는데,[11] 즉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기”라는 본질만 같다면 매체가 무엇이든 닌텐도다움을 실현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정리하면, 키미시마 타츠미의 과도기 시대는 이와타 철학의 계승과 미래 전략의 실행으로 특징지어진다. 그는 조직을 안정시키며 이와타가 그린 미래 청사진 – 스위치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테마파크, 영화 등으로 뻗어가는 거대한 닌텐도 생태계 – 를 현실로 옮기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2018년, 닌텐도는 차세대 리더로 보다 젊은 후루카와 슌타로를 맞이하면서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후루카와 슌타로 시대 (2018~현재): 지속가능한 생태계와 글로벌 통합 철학

2018년 취임한 후루카와 슌타로 사장은 닌텐도의 여섯 번째 대표로서, 급변하는 게임 산업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경영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1972년생인 후루카와는 닌텐도의 주요 캐릭터들과 함께 성장한 세대로서, 이전 세대 경영진보다 글로벌 감각과 유연한 사고를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실제로 그는 젊은 시절 닌텐도 유럽법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해외 시장의 동향에 밝고, 취임 후에도 영어 통역을 동반한 인터뷰를 통해 세계적 시야를 가진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후루카와 사장은 전임자들의 철학을 연속성 있게 계승함과 동시에, 시대 변화에 맞춰 조직 운용 방식에 점진적 혁신을 가하고 있다. 그는 야마우치 히로시의 경구였던 “다른 오락과 달라야 가치가 있다”는 원칙을 오늘날에도 강조하며, “닌텐도의 오락은 타사와 차별화된 독자성에 가치를 둔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자주 전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 아래 닌텐도는 경쟁사들을 모방하기보다는 닌텐도만의 길을 걷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후루카와는 디즈니 같은 거대 IP기업과 닌텐도를 비교하는 질문에 “우리는 다른 회사를 흉내 낸 적이 없으며, 테마파크나 영화와 같은 새로운 시도도 늘 그래왔던 철학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는 닌텐도가 창립 이래 고수해온 자기다움과 창의성을 앞으로도 잃지 않겠다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창의적 도전과 실패를 포용하는 자세도 후루카와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다. 그는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 자유와 미지의 영역에 들어설 용기가 필요하다”며 개발 팀의 자율적 실험정신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후루카와는 의사결정에 있어 “무엇보다 개발 책임자의 견해를 존중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스스로 개발자 출신이 아닌 만큼 현장의 전문성에 신뢰를 보내는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의 핵심 리더들을 경영진에 포함시키는 그룹 리더십 체제를 유지하여, 자신은 개발 세부에 간섭하지 않고 큰 방향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탈권위적 리더십은 과거 야마우치의 직감적 1인 결단과 대비되며, 이와타가 남긴 팀 중심 문화를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후루카와는 이와타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전임자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자기 방식으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는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조직을 이끌되, 닌텐도의 핵심가치는 지킨다는 그의 철학을 드러낸다.

후루카와 시대의 닌텐도는 스위치 플랫폼의 장기적 활력 유지와 글로벌 IP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스위치의 수명 연장 전략을 통해 하드웨어 세대교체 주기를 늘리고,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공급과 서비스 강화를 통해 플랫폼 생태계의 수명을 연장하고자 했다.[12][13] 예컨대 2018년 도입된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서비스는 패밀리 컴퓨터/슈퍼패미컴 등 고전 게임 제공과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로 이용자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으며, 2020년대 들어 추가된 확장팩 서비스는 닌텐도 64와 게임보이 타이틀, DLC를 제공하여 플랫폼의 가치 지속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판매 비중을 높이고 e숍/e스토어 등 온라인 유통을 강화함으로써, 계절적 하드웨어 판매에 덜 의존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생태계 전략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가 선순환하며 장기간에 걸쳐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 것으로, 전통적인 콘솔 세대교체식 사업 모델에서 진일보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한편 닌텐도의 IP 활용은 후루카와 시대에 더욱 글로벌 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를 필두로 한 자사 IP를 영화(2023년 개봉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는 전 세계 흥행 10억 달러를 돌파), 테마파크(일본과 미국에 개장한 슈퍼 닌텐도 월드), 캐릭터 상품, 모바일 앱 등 다방면으로 확장시켰다. 후루카와 경영진은 이러한 IP 사업들이 단순 라이선싱을 넘어 서로 연계되도록 힘쓰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닌텐도 계정으로 게임과 놀이공원, 온라인 스토어를 아우르는 글로벌 통합 생태계를 구현하려는 장기 구상과 맞닿아 있다.[14] 예를 들어, 닌텐도 어카운트를 연동하면 테마파크에서 특별 혜택을 받거나,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 간에 교차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플랫폼 경계를 넘나드는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이는 닌텐도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간 경계 없이 팬층을 확대하고, IP에 대한 사용자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적 철학을 보여준다.

요약하면, 후루카와 슌타로 시대의 닌텐도는 창립 이래 내려온 핵심 철학(재미와 독창성)을 견지하면서도, 이를 지속가능하고 글로벌한 사업 구조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닌텐도는 결국 게임과 캐릭터, IP로 정의되는 회사”임을 강조하며, 개발팀에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보장함과 동시에 이를 지속적으로 monetization할 IP 비즈니스의 확장에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 경쟁사들이 기술 스펙 경쟁과 대형 IP 인수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닌텐도는 “우리의 강점인 소프트웨어와 IP 자체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엔터테인먼트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철학적 일관성과 유연한 전략이 조화를 이루며, 닌텐도는 글로벌 게임 생태계의 중심에서 새로운 장을 이어가고 있다.


각 시대 닌텐도의 수장이 강조한 철학은 표현 방식이나 사업 전략 면에서 변화가 있어도 일맥상통하는 맥락을 지닌다.

“재미를 창조한다”는 창업자의 정신은 “남과 다른 독창적 오락”으로, “모두를 위한 게임”으로 계승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지속적이고 세계적인 놀이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닌텐도가 여러 차례의 위기와 변화 속에서도 독자적인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각 시대 리더들이 시대에 맞게 철학을 해석·적용하면서도 그 근간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닌텐도의 역사는 보여준다.

참고자료

Nintendo playing cards catalogue from 1983

Nintendo Ultra Hand (ウルトラ ハンド, 1966)

야쿠자로 불리던 재벌,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다.. 게임왕국 닌텐도① / 소비더머니

한국 재벌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극적으로 부활하다, 닌텐도② / 소비더머니

주석

  1. inc.com Nintendo Used to Operate a Taxi Company and, Allegedly, a Chain of ‘Love Hotels’
  2. theweek.com Hiroshi Yamauchi, 1927–2013
  3. List of Toys and Games
  4. time.com 10 Things Nintendo’s Shigeru Miyamoto Told Us About Switch and More
  5. en.wikipedia.org Gunpei Yokoi Design philosophy
  6. videogameschronicle.com Nintendo is still influenced by Yamauchi and Iwata, says president
  7. theguardian.com Satoru Iwata changed the whole games industry and now leaves it in mourning
  8. nintendolife.com New Interview With Nintendo President Tatsumi Kimishima
  9. time.com 19 Things Nintendo’s President Told Us About Switch and More
  10. reddit.com Bloomberg interview Nintendo President Tatsumi Kimishima
  11. time.com Shuntaro Furukawa Is Ready to Take Nintendo to the Next Level
  12. businessinsider.com Nintendo's president said the Switch is a console 'with a long lifespan'
  13. facebook.com "Company president Shuntaro Furukawa tells investors that Nintendo is accelerating production
  14. niwanetwork.org Nintendo Account